[금융단지 냄새]
곽혜은
향수와 담배와 믹스커피와 살충제 그리고 다른 공기를 위한 시
곽혜은
낯선 이, 아빠, 아빠, 낯선 이 그리고 낯선 무언 것
낯 선이, 아 빠, 아 빠, 낯 선이 그리고 낯 선 무 언것
내 꿈이었던 금융단지는 기억 속에서 익숙했던 것 만큼이나
그 냄새들도 익숙 한 것도 있고, 아닌 것도 있다.
기억이 여물다가 벌어진다.
한 켠에서 몇 번 고배 마셨던 그 쓰라림이 친숙하다.
얼굴이 사늘해져,
내가 알던 공기는 그 공기가 아니라
네가 더 살충제 같아.
<향수와 담배와 믹스커피와 살충제 그리고 다른 공기를 위한 시>, 곽혜은, 금융단지, 텍스트, 2020